[제270호 8/10] 태풍 없던 올해 7월, 앞으로 영향권에 들어 크고 작은 태풍 예고
– 기상 관측 시작한 1951년 이후 한반도에 태풍 없던 해는 한 차례도 없어
– 최근 안전 중시하는 시장 흐름 속에 접합유리 시장 활성화
우리나라는 7월과 8월, 9월에 태풍의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시기다. 올해 7월은 69년 만에 태풍이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나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나는 8월부터 태풍이 발달해 우리나라도 영향권에 들 수 있다고 밝혔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난 1951년 이후 매년 8월부터 10월까지 한반도에 태풍이 발생하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지난해는 9월 7일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하며, 거센 비바람을 몰고 왔다. 당시 흑산도는 역대 태풍 가운데 5번째로 강한 초속 54.4m의 강풍이 몰아쳤고, 서울과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도 초속 30m 안팎의 거센 바람에 피해가 속출했다. 유리창에 테이프나 신문지를 붙여 놓는 일시적인 대비에도 강풍 앞에는 속수무책으로 파손되는 곳이 많았다. 유리가 깨지면서 날카로운 파편에 행인이 부상을 입거나, 집안으로 창틀이 통째로 넘어지는 등의 2차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최근 태풍과 더불어 지진도 빈번하게 발생하며,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맞물리고 있다. 따라서 안전성을 강조한 대표 제품인 접합유리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건축 및 인테리어 유리 시장이 극심한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접합유리 생산업체는 상대적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접합유리는 두 장 이상의 판유리 사이에 투명하고, 접착성이 강한 PVB 또는, EVA 등과 같은 필름을 삽입해 진공상태에서 판유리 사이의 공기를 완전히 제거하여 고온, 고압으로 밀착시켜 생산된다. 또 판유리 사이에 4면을 양면테이프로 밀봉 처리하고, 그 중 한쪽 면 사이에 레진을 주입한 후 자외선램프 등으로 경화시켜 생산하는 레진 접합유리도 있다. 필름과 레진 접합유리 모두 파손 시에 쉽게 관통 및 비산이 되지 않는 대표적인 안전유리로 불린다.
접합유리는 건축 및 인테리어, 자동차를 비롯해 특수 보호시설 및 산업용으로 적용 범위도 넓다. 최근 초고층화 되는 건물과 핸드레일, DPG시스템, 샤워부스용 유리, 누드엘리베이터, 아파트 발코니 난간 대체, 도로 방음벽, 학교, 노약자 및 영유아 보호시설, 병원 등 기타 안전을 요구하는 곳에 적용이 증가하고 있다. 또 다중 접합에 의한 방탄 및 방폭유리, BIPV 태양광유리, 발열유리, LED 접합유리, 전자파 차단 접합유리, 차열 방화유리, 전자칠판유리 등에도 활용된다. 안전성능과 쉽게 관통되지 않는 성능으로 아파트 저층부나 단독주택, 상가, 금융관련 시설 등에 설치할 경우 별도의 방범창 설치 없이도 이에 준하는 방범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또 소음피해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어 공항과 철로 주변을 비롯해 도로에 인접한 주거 및 상업시설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그밖에 99% 자외선 차단 효과로 내부 마감재나 가구, 커튼, 상점 진열 상품이 햇볕에 의한 탈색 및 황변 현상을 막을 수 있고, 접합복층유리로 단열효과와 아파트 발코니 난간 대체로 우수한 조망 권도 확보할 수 있다.
접합유리는 비산방지 테스트로 최소 두 장 이상의 판유리 사이에 필름을 접합하여 45kg의 추가 75cm 높이에서 낙하하는 충격량에 관통되지 않아야 한다.
국내 접합유리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안전을 중시하는 시장 흐름 속에 건축물의 안전 기준도 강화되고 있다. 잇따른 지진과 태풍 피해로 내진설계 건축물을 의무화하고, 지속적으로 강화시킨다는 정부의 의지도 확고하다.
현재 KS L 2004 접합유리 표시 인증업체는(2020년 7월 기준) 48곳으로 대부분 PVB 필름 접합 가공업체이며, 일부 레진 접합유리 생산업체가 포함되어 있다. 이중에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5개 업체가 접합유리 KS 인증을 받았다.
한편, 선진국은 대체로 인체에 닿을 수 있는 곳이나, 학교 건물 등에는 접합유리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일부 유럽의 선진 국가들의 접합유리 사용은 전체 건축용 유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곳도 있을 정도로 보편화 되었으며, 30년 전부터 매년 지속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호주는 1970년대부터 16세 이하의 학생들을 수용하는 학교 건물에는 접합유리를 의무 사용하도록 법제화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 뉴욕의 경우도 교실, 사무실, 복도, 식당, 화장실 등 학교에 설치되는 판유리는 접합유리를 사용하고 있다.
지진이 빈번한 일본은 어느 건축물에서나 접합유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선진국들의 접합유리 사용량이 증가하는 원인은 안전을 중시하는 법을 명확히 규정해 놓고 그에 따른 정부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홍보와 선진화 된 안전의식이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접합유리 시장은 분명 확대되고 있으나,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우리도 접합유리를 정책적으로 권장하는 제도 보완 및 홍보와 국민들의 인식전환도 함께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접합유리 적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와 더 심각한 2차 안전사고의 피해는 누구한테도 예고 없이 불시에 찾아올 수 있다. 예방은 유리창에 테이프나 신문지를 붙여 놓는 일이 아니다. 평소 안전에 대한 교육과 의식 및 안정성이 요구되는 장소에 그에 맞는 적절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