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6호 5/10] 뚝 떨어진 일감, 체감경기는 뜻밖의 ‘절벽’ 추적해 보니 ‘내진설계가 원인’이었다!
2017년 12월 1일부터 확대시행, 건축사 구조기술사 등 늘어난 업무로 건축허가와 구조진단 늦어져
본지가 만난 목조주택 자재를 수입 유통하는 A업체는 “1/4사분기 매출이 작년 대비 50% 이상 급감하였습니다”라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동종 B업체는 “창사 이래 이렇게 놀아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라며, 4월부터 조금씩 매출이 일어나고 있지만 작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주택을 시공하는 C업체 또한 “3월말까지 전혀 공사를 하지 못했습니다.”라며 일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떨어진 일감과 체감경기로 ‘절벽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업계의 현 상황이다. 본지는 그 이유에 대해 주로 목조주택 자재 유통 및 시공업체를 대상으로 탐문한 결과 ‘내진설계’의 여파가 올해 1/4분기 건축시장의 중단과 주택자재 업체의 매출감소로 나타나 자재유통업체까지 대 혼란을 야기시킨 원인이었음을 추적할 수 있었다.
모든 신축 주택이 내진설계 대상
2017년 12월 1일부터 시행된, 내진설계 의무대상 확대는 건축시장에 대 혼란을 야기시켰다. 2016년 9월 12일 경상북도 경주시 남남서쪽 8km에서 규모 5.8의 지진발생으로 같은 해 12월 정부는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내놓았고, 2017년 11월 15일 경상북도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되면서, 2017년 12월 1일부터 시행된 내진설계 의무대상 확대로 2018년 1/4분기 건축시장의 중단과 주택자재업체 업체의 매출 감소가 이어졌다.
사실 내진설계 의무화는 이미 1년 가까이 준비된 예고된 법 개정이었다. 하지만 모든 신축 주택이 내진설계 대상이 됨으로써 기존 관련법과 신설 관련법의 차이를 이해 못했던 현장의 혼란이 건축시장전반으로 확산될 수 밖에 없었다.
목조주택을 살펴보면, 목조주택은 그 특성상 2층 규모 499㎡ 근린생활시설은 내진설계에서 제외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그러나 개정안은 10㎡ 단층 신축 건물 즉, 모든 신축건물이 내진 설계를 해야 하는 것이어서 이 차이점에 대해 이해를 못했던 현장에서 혼란이 가중 되었다.
내진설계 의무대상 건축물 확대는 1988년부터 계속 강화되어 왔다. 1988년 6층 이상 10만㎡이상, 1995년 6층 이상 1만㎡ 이상, 2005년 3층 이상 1000㎡ 이상, 2015년 3층 이상 500㎡이상, 2016년 2층 이상 500㎡ 이상, 그리고 2017년 12월 1일 모든 주택으로 내진설계 기준이 확대 되었다.
늘어난 업무량으로 구조안전기술사의 구조진단 더뎌져, 급속도로 느려진 건축시장
이에 따라 소규모 건축물 구조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시행이 이루어지면서 건축물의 구조안전에 대해 검토하는 국내 구조안전기술사들도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구조안전기술사는 기존에 6층 이상, 특수구조건축물, 다중 준다중 이용 건축물에 대해서만 구조안전을 확인했으나, 올해부터 모든 건축물로 확대되면서 늘어난 업무량이 지연으로 이어지며 시장의 극심한 혼란여파가 가중되었다.
현재 인원으로는 갑자기 확대된 국내 건축물 전체를 관리하기에 물리적으로 역부족인 상황인데, 한 구조안전 관계자는 “이러다 과로사할 것 같습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은 업무처리의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현재처럼 시장의 극심한 저항에 부딪히게 됩니다.”그나마 국토부가 2층 200㎡ 이상 모든 주택은 허가권자(건축사)가 구조안전을 확인하는 것으로 기준을 완화하면서 지난 3~4월이 되어서야 건축시장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창호 유리 및 목조주택자재 유통이 멈춰, “기본관리 상승하는데 힘든 한 해 될 듯”
내진설계 의무화와 강화된 법 적용을 위해 더뎌진 구조진단 및 건축허가 등으로 창호 유리 및 목조주택자재를 유통하는 업체들의 1/4분기 매출은 극감했다. 현장이 멈춰버린 이유를 알지 못하며 경영의 어려움을 혹한과 함께 견뎌야만 했다. C업체의 영업 담당자는 “고정비는 변함없이 들어가는데, 매출이 3개월 이상 멈춰버렸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4월 들어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D업체의 관리자는 “집을 건축하는 절대적 시간은 반드시 필요한데 1년의 1/4을 잃어버렸습니다. 안 그래도 기본 관리비가 많이 상승했는데,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3~4월 이후 건축 시장은 조금씩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E건축업체는 “그동안 본의 아니게 잘 쉬었습니다. 서둘러 현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며 “좋은 취지의 제도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 여건이 뒷받침이 안 되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내진설계는 지진에 대한 건물의 안전을 확보하는 구조설계다. 주요시설에 대한 내진설계 현황을 보면 병원 82.2%, 도시철도 79.9%, 소방관서 38.6%, 민간건축물 30.3%, 학교 22.6%로 나타났다. 지진의 안전지대로 여겼던 우리나라도 2016년 경주 지진을 계기로 내진설계에 대한 인식과 건축 구조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6층 이상의 건축물 설계에선 구조전문가가 참여해 설계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모든 건축물이 내진설계의 대상이 됨으로 업계뿐만 아니라 건축주도 공기의 연장과 건축비 상승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실정이다. www.windowjourn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