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호 3/10] 복층유리 가공 단가 이대로 좋은가! 과당경쟁 속에 1990년대 보다 못해

인건비, 설비 투자, 운송비 크게 증가, 기능성 요구로 가공 단가 인상 시급

 복층유리 제조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 가공단가는 덤핑 출혈이 심화되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복층유리 업계의 현재 가공 단가는 1990년대 보다 인하된 단가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층유리 임가공 단가는 1990년도와 대비해 10~20%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건축경기 활성화로 관련 업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과당경쟁 체재로 돌입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당시 인건비는 일반사원 기준 월 50만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평균 200만원으로 증가했다. 복층유리 생산설비와 운송비, 부자재 값 역시 큰 상승 폭을 보여 왔다. 

 복층유리 제조에 필요한 부대비용은 증가하고, 납품 단가만 오르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 가장 큰 문제가 또 있다. 예전 복층유리 생산 공장은 세척기 한 대와 부속 기계 등 단순화되어 설비 투자비용이 많지 않았고, 공장 제조면적도 1,000㎡ 내외로 5~6명의 직원으로 운영이 가능했다. 그러나 현재 경쟁력 있는 복층유리 제조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20억에서 30억의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는 공장이 대형화되고, 기능성 복층유리를 요구하는 추세에 맞춰 설비의 자동화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복층유리 제조업에 종사한 모업체는 최근 수억원을 투자해 기능성 복층유리 제조를 위해 자동 복층유리 생산라인으로 설비를 교체하였다. 그러나 현재 복층유리 가공 단가로는 도저히 기계 값을 충당할 수 없어 신규 대출을 받았다. 제조업을 계속할수록 빚만 늘어가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복층유리 제조업체 관계자는 모두가 살려면 현재 가공단가에서 20~30% 인상은 불가피 하다며,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비수기에도 서로 출혈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고 전했다.

 복층유리 제조업계는 과당경쟁과 수익성 악화에 따라 가공단가를 올리지 못하고, 기능성 요구와 방어책으로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설비를 경쟁하듯 투자하여 대출 규모만 늘어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현재 복층유리 시장은 힘들게 일해서 남는 구조가 아닌, 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일하는 구조가 된 것 같다. 

 시공사들의 덤핑 수주를 제조업체에게 전가하는 악순환도 개선이 시급하다. 복층유리는 마감공사로 결제를 제때 받기도 힘들고, 때론 발주처에 놀아나기 십상이다. 

 복층유리 제조업체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원판유리에 대해 선 입금을 주고, 받는 구조가 되었다. 그러나 복층유리 가공제품은 대부분 미수금을 잔뜩 깔아주고, 일부는 회수하지 못하거나 3개월, 6개월 동안 기다리는 어음 종이에 의지하기도 한다.

 유리는 비료, 시멘트와 함께 3대 기간산업 중 하나였다. 마땅히 건축물에서 판유리를 대체할 제품도 없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 건축물에서 판유리를 대체할 제품도 없어 보인다. 복층유리는 판유리 산업 제품군 중에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2차 가공제품이다.

 판유리 가공 시장을 주도하는 복층유리 업계는 수십억의 대규모 투자를 하고도 가공단가는 왜 치열한 경쟁 속에 이끌려 퇴보해야 하는지 모두가 고민해 볼 때다.

 본지는 복층유리 관련업계가 제 살을 깎는 치킨게임을 계속하지 않고, 현실에 맞는 가공 단가를 받아 기능성을 요구하는 추세에 맞는 필요한 설비 투자와 고품질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경쟁 체재로 변모하길 기대해본다. www.glassjournal.co.kr